기아자동차의 노동조합이 자체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하청 업체에 속한 여성 영양사들을 강제로 회식에 참여시켜 술을 따르게 하는 등의 노조 간부의 무례한 행동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노조 측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하였다.

금속노조 기아 화성지회는 25일에 발행한 노동조합 공식 소식지를 통해 "급식업체와 조합원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과도한 언행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사건은 최근에 직장인들 사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에서 시작되었다.

지난 2월에 기아 노조의 회식에서 '회식 갑질'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블라인드에 게재되었다.

해당 글의 작성자인 A씨는 '현대그린푸드'라는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업체에서 일하며, "영양사들을 회식에 강제로 참석시키고, '나는 여자가 따라주는 술 아니면 안 먹는다'라고 말하며 영양사를 접대부로 대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상대방의 나이와 무관하게 반말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갑질 문화에 대해 비판하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금속노조 기아 화성지회는 18일에 노보를 통해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피해 호소인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라며 "피해자가 느낀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하며, 앞으로는 더욱 성숙하고 겸손한 자세로 일을 처리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사과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논란이 일어났다.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이 논란이 된 것으로, 이는 과거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표현 때문이다.

이에 노조는 22일 추가적으로 대자보를 게시하면서 "세부 사항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며 재차 사과의 뜻을 전하였다.

그리고 24일에는 변상민 화성지회장이 직접 현대그린푸드의 관계자를 찾아가 사과하였으며, 이와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변 지회장은 노보를 통해 "지회장으로서 노조 간부들의 행동과 업무 처리 방식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참담하게 생각하며,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필요 없는 관행은 제거하고, 잘못된 행위는 근절하겠다"는 다짐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