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비만약' 나온다면?…"한·중·일서 가장 큰 반향일 것"
2025-11-26 류동호
비만 치료 주사제 위고비, 젭바운드의 먹는 버전이 머지 않아 나올 거란 기대감이 큰 가운데, 시장에 나오더라도 아시아와 서구에서 반향이 다를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박소영 한국아이큐비아 상무는 지난 25일 '아이큐비아 인사이트 포럼'에서 "GLP-1 기반 경구형(먹는) 비만치료제가 나온다면 경구제 선호도가 높은 아시아 시장에서의 경쟁력 향상이 예상된다"며 "반면 미국과 유럽에선 아시아 대비 처방이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치료 편의성 개선 등에 따라 연평균 38% 성장해 2030년 1000억 달러(약 145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환자 편의성이 핵심 경쟁 축으로 부상하면서 지난해 기준 169개 비만 신약 파이프라인 중 경구제 비율이 40%에 달했다. 비만 치료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선 환자 장기 투약·자가 투여가 필수 요건이 돼서다.
주사제의 경우 장기 투여 시 불편이 누적될 수 있고, 연간 치료비용이 상대적으로 고가이며 침습 치료가 필요하다. 이와 달리 경구제는 장기 투여 시에도 편의성이 높고 연간 치료비용이 상대적으로 저가이며 침습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특징이 있다.
박 상무는 "고객사 및 의료인(HCP)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아시아는 주사제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 높은 선호도를 기반으로 아시아에서 경구제 선전과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만·당뇨병 치료제로 먹는 GLP-1이 나오면 한국, 일본, 중국에서 처방이 활발해져 시장점유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유럽 주요 5개국과 미국에선 아시아 대비 경구제 처방이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미국·유럽 등 서양에선 경구제 선호 및 주사 기피현상이 크지 않다"며 "또 먼저 나온 게 주사제라 익숙해져 굳이 경구제를 선호하지 않을 수 있고, 주사제는 주 1회 투여 경구제는 매일 복용이므로 편의성 우월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다수 국내외 제약사에서 경구제를 개발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는 임상 3상이 완료돼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심사 중이며, 아미크레틴(아밀린 수용체 작용제)은 2상 완료됐다. 일라이 릴리의 오포글리프론은 3상 중이고, 아스트라제네카의 AZD5004, 바이킹의 VK2735, 스트럭처의 알레니글리프론은 2상 중이다. 일동제약의 ID110521156은 1상 중이고, 디앤디파마텍, 종근당,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이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