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 잡아도 임신할까 두려워" 북한 10대들의 성 인식 실태와 가부장제·연좌제 아직 여전해...

"손만 잡아도 임신할까 두려워" 북한 10대들의 성 인식 실태와 가부장제·연좌제 아직 여전해...

2024-04-10     류동호
북한 노동당 창건 78주년을 맞은 지난해 10월10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마을에서 북한 주민이 가을 걷이를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

북한에서는 연애와 결혼에 대한 경직된 규범이 여전히 만연하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북한인권이사회(HRNK)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내에서는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연애가 금기시되고 있으며, 커플 간 데이트가 알려질 경우 당사자들은 매우 당황스러워한다고 한다.

탈북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북한에서는 공개적인 애정 표현이 거의 없으며, 심지어 키스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한 탈북민은 "그 나이때 다른 커플처럼 키스조차 한 적이 없었다. 손을 잡는 것이 전부였다"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 내 성교육의 부재와 10대들의 임신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북한에 강력한 가부장 중심적 규범이 남아있어 기혼 여성의 인권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정폭력 사건을 목격하거나 피해를 봐 신고를 해도 당국은 대부분 무시하거나 돌려보내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여성의 시장 참여 증가로 지위가 향상되었으나, 여전히 가부장적 규범이 지배적이다.

이혼은 법원 허가가 필요해 쉽지 않으며, 이혼한 이들은 사회적 차별의 대상이 된다. 새로운 신분증에는 '이혼'이라는 표식이 찍히게 된다. 반면, 다자녀 여성은 특별한 지위를 부여받고 영웅으로 대접받는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대부분의 여성들은 1~2명의 자녀만 출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신 성분에 따른 차별과 연좌제 역시 북한 사회에 만연해 있다. 범죄자나 정치범의 경우 3대에 걸쳐 처벌받으며, 이를 피하기 위해 가족이 해체되는 일도 빈번하다. 연좌제는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망설이게 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보고서는 북한 정부가 가족의 기본권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와의 약속과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