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前 대통령 보우소나루, 쿠데타 모의 혐의로 27년형 복역 시작
2025-11-26 류동호
브라질 연방대법원이 자이르 보우소나루(70) 전 대통령에게 선고된 징역 27년형의 즉각 집행을 명령했다. 전직 대통령이 민주주의 전복 시도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은 것은 브라질 역사상 처음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5일(현지 시간) CNN,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2022년 대선 패배 후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도 최종 항소를 제기하기 않기로 하자, 해당 판결을 확정 판결로 처리하고 형 집행을 개시하라고 결정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 모의, 민주주의적 법질서의 폭력적 전복 시도 등 혐의로 징역 27년 3개월의 중형을 선고받고, 지난 8월부터 가택 연금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 22일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를 시도해 즉시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같은 날 새벽 체포돼 브라질리아에 있는 연방경찰청 본부에 구금됐다. 그는 연방경찰청 본부에 마련된 특별 수감시설에서 형을 시작한다.
보우소나루 측 변호인단은 체포 직후 "정당한 이유 없는 구금"이라며 건강 악화를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이후 공개한 영상에서 보우소나루가 인두로 전자발찌를 훼손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장면이 담겼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도주 의도는 아니었으며, 새로운 약물 복용으로 인해 환각 증세가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우소나루 사건은 202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에게 패한 직후 시작됐다. 연방 당국은 보우소나루와 측근들이 선거 패배를 뒤집기 위해 불법적 계획을 조직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오랜 정치적 동맹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4년 재집권 이후 이 문제를 외교 현안으로 다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보우소나루 기소를 "마녀사냥"이라고 규정하며 일부 브라질산 수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 브라질 사법당국을 압박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 정부는 브라질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 예외 조치를 발표하는 등 기조를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체포와 관련 질문에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