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이 미국·영국·호주 3국 간 안보 동맹체인 '오커스(AUKUS)'의 2단계 협력인 '필러2'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자, 중국 관영 매체가 이를 '기회주의적 행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6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호주 주재 대만 대표부 격인 타이베이경제문화판사처의 쉬유뎬 대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정부는 오커스의 '필러2' 계획에 공식적으로 참여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오커스는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 안보 협의체로, 1단계인 '필러1'에서는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최소 3척의 핵추진 잠수함을 공급하고 관련 기술을 이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단계 '필러2'는 사이버 안보, 양자컴퓨팅, 인공지능 등 8개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커지는 중국의 군사력에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해당 협력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쉬 대표는 "대만은 인공지능 및 양자 기술 등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오커스 참여를 통해 참가국의 국방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중국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만으로 안보가 보장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는 지나치게 순진한 접근임이 시간이 지날수록 명확해 졌다"고 덧붙였다.
대만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미국 주도의 안보 협력체에 대만이 노골적으로 접근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중국이 강한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자국 안보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대만의 오커스 참여 시도는 본질적으로 기회주의적인 접근"이라고 경고했다. 매체는 또 "대만이 오커스에 포함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만약 미국과 영국, 호주가 이를 수용할 경우 심각한 외교적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