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살 된 팀 쿡 애플 CEO…후계자 누가 될까 촉각

2025-11-26     류동호
사진 = 뉴시스

2011년 애플의 최고경영자가 된 팀 쿡은 애플의 시가총액을 10배 이상 끌어올리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쿡은 올해 65살이 됐으며 이는 보통의 경영자들이 은퇴를 고려하는 시기다.

이에 따라 분석가와 투자자들, 애플 관측통들이 쿡의 후계자가 누가 될 것인지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그러나 대부분의 삶을 애플에 바쳐온 쿡이 앞으로도 한동안 회사에 머물고 싶다고 말해왔으며 여전히 정력적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쿡이 애플을 떠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애플에는 임원 정년제도가 없으며 쿡에게 떠나라는 압박도 전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아트 레빈슨 애플 이사회 의장이 75세로, 애플 이사진들이 물러나는 나이다.

이에 따라 쿡이 애플 이사장으로 올라가고 CEO 자리를 비워줄 수도 있다. 아니면 이사회 의장과 CEO를 동시에 맡을 수도 있다.

WSJ는 현재 쿡의 후계자로 물망에 오르는 4명의 임원들을 소개했다.

◆존 터너스, 50세, 하드웨어 담당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젊지만 터너스는 애플에서 24년을 보냈다.

애플이 하드웨어 회사이며 그가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이끌고 있다는 점 때문에 유력 후보로 평가된다.

그는 아이패드 작업에 참여했고, 이후 맥과 에어팟을 거쳐 결국 애플의 모든 제품, 즉 가장 중요한 아이폰을 포함한 전 제품의 책임자가 되었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은 애플 제품이 실제로 완성되는 곳이다. 디자인 팀이 제품의 외형을 만들고, 실리콘과 소프트웨어 팀이 기능을 좌우한다. 터너스의 역할은 그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가 이룬 성과 중 하나가 맥 컴퓨터 안의 인텔 칩을 애플이 자체 설계한 칩으로 교체한 일이다.

이 칩들은 인텔 제품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 높아서 더 빠르게 작동하고 열도 덜 발생시킨다.

많은 PC 노트북은 내부 부품의 열을 식히기 위해 여전히 팬을 달고 있지만, 맥 노트북은 그렇지 않다.

맥 판매량은 2020년부터 이루어진 이 변화 이후 급증했다.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를 위해 컴퓨터를 구매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도움이 되었다. 이후 맥 판매량은 줄었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는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56세, 소프트웨어

 


페더리기는 애플에서 가장 잘 알려진 임원 중 하나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총괄로서, 매년 열리는 애플 개발자 회의에서 새로운 운영체제와 앱, 그리고 그 속의 수많은 기능을 소개하는 주역으로 자주 등장한다.

터너스가 모든 하드웨어를 책임지는 것처럼, 그는 전 세계 10억 대가 넘는 기기에서 구동되는 모든 소프트웨어를 책임진다.

페더리기와 함께 일한 사람들은 그의 관리 스타일이 단호한 스타일이라고 전한다.

그는 회의실 테이블에 팀을 불러 모아 문제를 논의하고 명확한 방향을 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의를 마치고 나면 팀원들은 무엇을 내놓아야 하는지 아주 분명히 이해하고 나간다고, 그와 함께 일한 사람들이 말한다.

그는 최근 애플의 인공지능 시리를 개선하는 책임을 맡았다. 소프트웨어 제품을 시기적절하게 내놓아온 그의 능력에 애플이 크게 기대를 걸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시리는 출시된 지 14년이 지났지만 성능이 챗GPT와 같은 AI에 크게 뒤진 상태다.

◆에디 큐, 61세, 서비스

 


1980년대 말 애플에 가담해 평생을 보낸 큐는 쿡 CEO 시대에 가장 성공한 ‘서비스’ 부문을 오랫동안 이끌어왔다.

아이폰은 디즈니월드 같다. 일단 들어오면 돈을 쓰지 않고는 버티기 어렵다.

게임, 구독, 저장공간, 검색. 무엇이든 원하면 애플이 직접 제공하거나, 아니면 파트너가 제공하고 그 수익의 큰 비중을 애플이 가져간다.

큐는 특히 사교적이고 존재감이 큰 인물로, 스포츠와 자동차를 좋아하며-페라리 이사회에도 속해 있다-애플의 딜메이커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음악 레이블, 출판사, 영화 스튜디오와의 협상을 진행했고, 최근에는 포뮬러 원 레이싱과의 계약도 성사시켰다.

실패한 데이터 동기화 서비스를 아이클라우드(iCloud)로 다시 출범시키고, 출시 실패로 비난받았던 애플 지도 서비스도 맡아 수습했다.

큐는 스티브 잡스와도 가까웠다. 그는 잡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날 작별 인사를 하러 간 몇 안 되는 임원 중 한 명이었다.

나이가 많아 쿡의 후계자로 지명돼도 장기 CEO가 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그렉 조즈위악, 61세, 마케팅

 


내년이면 조즈가 애플에서 일한 지 40년이 된다.


그는 애플의 핵심 기능 중 또 하나인 ‘마케팅’을 이끈다.

애플은 브랜드를 제품만큼이나 정교하게 설계하며, 이를 통해 프리미엄 가격을 유지하고 높은 수익을 낸다. 이 점 때문에 조즈는 회사에서 매우 중요한 임원 중 한 명이다.

그는 애플 연례 아이폰 공개 행사에서의 주요 발표 진행자이기도 하고, 행사 이후 진행되는 언론 투어에서 최신 제품을 소개하는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다.

그는 또한 애플이 자주 겪는 까다로운 언론 대응도 맡는다.

애플이라는 브랜드가 만들어낸 기대치 때문에 애플이 곤경에 처하는 일도 있다. 최근 인공지능 부진 문제가 그 예다.

조즈는 지금까지의 애플 AI 성과가 회사의 높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는 역할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