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 여우주연상 수상했지만…중국 SNS는 흔적 지웠다
2025-11-26 류동호
중국 톱스타 배우 판빙빙(44)이 최근 대만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지만,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그의 수상 소식이 잇따라 삭제되며 중국 당국의 '판빙빙 지우기'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3일 대만 싼리신문 등에 따르면, 판빙빙은 지난 22일 대만 타이베이 음악센터에서 열린 제62회 금마장에서 영화 '지모(地母)'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말레이시아 장지안 감독이 연출한 지모에서 판빙빙은 1990년대 말레이시아 농촌을 배경으로 남편을 잃고 자녀들을 홀로 키우는 강인한 여성을 연기했다.
이날 판빙빙은 개인 사정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상을 수상한 장지안 감독은 시상 도중 판빙빙에게 전화를 걸었고, 판빙빙은 목이 멘 목소리로 "지금 생방송을 보고 있다. 금마장의 인정과 장지안 감독님의 신뢰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튿날 새벽 그는 중국 SNS 웨이보에 "600여개의 축하 메시지에 답했다. 행복하고 어리둥절하다"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은 즉시 삭제됐다. 웨이보·더우인·샤오홍수 등 주요 중국 SNS에서는 판빙빙의 수상 관련 게시물을 찾아볼 수 없었고, 팬 커뮤니티에서도 팬들이 올린 글이 일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판빙빙 소속사 역시 웨이보에 "여우주연상 수상을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올렸지만, 이 게시물도 삭제됐다. 그의 동생이자 가수 겸 배우로 활동하는 판청청은 누나의 수상에 침묵을 지켰다고 전해졌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은 "누가 판빙빙이 글 올리기만 기다렸다 삭제하는 것 같다" "어떻게 갈수록 검열이 심해지냐" "중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조종하는 배후 세력이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판빙빙은 1998년 드라마 '황제의 딸'로 데뷔한 뒤 드라마 '평종협영록' '무미랑전기, 영화 '휴대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등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2018년 탈세 논란과 함께 4개월간 자취를 감춰 실종설에 휩싸였다. 이후 중국 세무국은 판빙빙에게 총 8억8000만 위안(약 1812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도 높은 제재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