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도 하늘로…'그대를 사랑합니다' 네 주연배우 모두 떠났다
2025-11-26 류동호
배우 고(故) 이순재의 별세로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네 주연배우가 모두 세상을 떠난 작품으로 남게 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는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언덕 마을에 사는 노년의 네 남녀가 황혼에 다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순재·김수미·송재호·윤소정이 주연을 맡아 깊은 여운을 남겼다.
극 중 이순재는 투박하지만 속정 깊은 우유배달원 김만석 역을 맡아 노년의 외로움을 보듬는 연기를 펼쳤다.
윤소정은 폐지를 줍는 송이뿐 역으로 등장해 섬세한 감정선을 드러냈다. 송재호와 김수미는 주차장 관리인 장군봉과 치매를 앓는 아내 조순이로 호흡을 맞추며 또 다른 부부의 서사를 완성했다.
네 배우의 완숙한 연기는 개봉 당시 큰 호평을 받았다. 소규모 예산으로 조용히 출발했지만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하며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노년 멜로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주연 배우 중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난 이는 윤소정이다. 그는 2017년 6월 패혈증으로 별세했다. 평생 연극과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 대표적인 중견 배우였다.
송재호는 2020년 11월 지병으로 별세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국민 아버지'로 불리며 따뜻한 부성애를 표현한 그는 영화 '살인의 추억'(2003) '해운대'(2009)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김수미는 지난해 10월 75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특유의 입담과 생활 연기로 사랑받았다.
이순재는 전날 새벽 91세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은 1956년 연극 무대로 데뷔한 뒤 드라마·영화·연극을 넘나들며 70여 년간 한국 연기사를 지켜온 국민 배우로 평가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