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모찌야, 꼭 살아야해" 위암 말기 견주의 마지막 편지
'가족 잃은 후 유일한 기쁨이자 행복이었던 아이... 꼭 행복하길'
한 위암 말기 견주가 반려견 '모찌'에게 작별 편지를 남기고 스스로 삶을 마감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편지에는 반려견에 대한 깊은 사랑과 새 가족을 찾아달라는 간절한 부탁이 담겨 있어 더욱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5년 전 가족 잃고 삶의 이유가 됐던 모찌
동물보호단체 LCKD에 따르면, 지난 9일 경기 성남시의 한 공영주차장에서 유기견 '모찌'가 견주가 남긴 편지와 함께 발견됐다. 이 편지는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견주 A씨가 반려견 모찌에게 남긴 4장 분량의 작별 편지였다.
A씨는 편지에서 "5년 전 가족들을 교통사고로 먼저 떠나보내고 한순간 혼자 남겨진 삶이 너무 힘들 때, 저만 바라보는 모찌를 보며 버텨왔다"며 "가족도 잃고 지옥 같던 저의 삶에 유일한 기쁨이자 행복이었던 아이"라고 모찌를 소개했다. 이어 "모찌는 가족과의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고, 저에게는 가족 그 이상으로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삶의 이유"라며 모찌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아이만큼은 행복하게 살기를" 새 가족 찾기 호소
하지만 A씨는 위암이 말기로 전이돼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되면서, 모찌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됐다. A씨는 "가족 곁으로 가는 건 무섭지 않으나, 혼자 남을 모찌가 눈에 밟혀 도저히 떠나질 못할 것 같아 키워줄 분을 찾고 또 찾았으나,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결국 A씨는 "이 아이만큼은 저 없는 집에서 굶어 죽는 일이 없도록, 새로운 가족을 만나 꼭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라며 "착하고 순한 아이니 제발 거둬달라"고 호소했다. 편지 말미에는 건강 상태와 좋아하는 음식 등 모찌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함께, "사랑하는 모찌야. 살아야 한다. 꼭 살아야 해. 말 잘 듣고 사랑받으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알았지? 사랑해 우리 딸"이라는 애절한 당부도 적혀있었다.
한 누리꾼에 따르면 A씨는 이 편지를 남기고 며칠 후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은 "주인분에게 모찌는 세상 전부였다. 모찌 보고 버텨보라고도 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모찌가 주인분의 소원대로 살아남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안락사 위기의 모찌... "새 가족 간절히 기다려"
모찌는 현재 안락사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지난달 29일부터 시보호소에 맡겨졌으나, 입양공고 기한이 지난 9일이 지나면서 안락사 수순을 밟게 된 것. 이에 LCKD 측은 "안락사를 지연시키고 입양을 보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지에 담긴 견주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모찌의 새 가족을 찾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기사가 SNS에 공유되면서 1만1천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리는 등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찌가 견주의 마지막 소원대로 새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