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지역 변호사들이 매년 발표하는 법관 평가에서 일부 재판장들은 법정 내 고압적 태도와 부적절한 언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지방변호사회(회장 하재욱)는 2025년 법관 평가 특별위원회의 심의·평가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법관 평가특별위원회(위원장 문방진) 주관으로 광주변회 소속 변호사 266명이 법관 614명(관외 법관 포함)에 대한 평가 4324건이 접수됐다.
공정성, 품위·친절, 신속·적정, 직무능력·성실성을 평가한 평균 점수는 84.38점(광주 관내 84.76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4.70점에 비하면 다소 떨어졌다. 최근 3년간 평가 평점(84.52점)과 비교해도 소폭 하락했다.
변호사들로부터 30회 이상 평가를 받은 하위 법관으로는 4명이 선정됐다. 이들의 평균 점수는 70.42점으로 우수법관 8명의 평점(91.32점)과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다.
하위 법관의 경우 대부분 항목에서 6~7점대 저조한 평점을 받았고 특히 품위, 친절 부분 점수가 다른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법관으로서 품위·예절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변호사회는 지적했다.
하위 법관에 대한 평가 의견 중에는 '항소심에서 피고인측 증거 신청을 주관적 심증 만으로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 '대놓고 일하기 싫어하는 듯한 느낌을 드러낸다' 등이 있었다.
하위 평가를 받은 한 법관은 기록을 면밀히 살펴보고 심리를 빠르게 진행하지만 '찌질하다' 등 인격 모독적 발언을 하거나 선고일에 출석 안 한 피고인에게 반말·고성을 한다며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기도 했다.
재판 지연 문제 역시 여전했다. 특히 민사 소송에서 1년 이상 심리가 소요되는 일도 잦았다.
민사 재판의 경우 재판부 편의에 따라 조정·화해를 강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법관도 있었다는 지적도 일었다.
올해 하위 평가 법관 중에는 과거에도 낮은 점수를 받은 법관도 있었다.
반면 우수·친절 법관으로는 8명이 뽑혔다.
특히 박상현(연수원 32기·광주지법) 법관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에 이어 올해까지 네 번째 우수법관으로 선정됐다. 김용신(연 36기·광주지법), 지혜선(연 38기·광주지법) 법관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수 법관으로 선정됐다.
광주지법 하종민(연수원 36기), 최유신(연수원 37기), 이화진(연수원 42기), 전희숙(변호사시험 1회) 법관과 목포지원 김연주(연수원 37기) 법관 등이 올해 우수 법관으로 선정됐다.
이들 우수 법관은 사건 기록을 면밀히 검토해 실체적 진실 발견에 노력하고 당사자·대리인에게 친절하고 공정한 태도로 충분한 발언·방어권을 보장했다는 평가다. 신속하고 매끄러운 재판 진행과 법리·판례에 기반한 합리적 판단을 통해 높은 신뢰를 얻었다.
광주변호사회는 우수 법관에게 '우수 법관 증서'를 전하고, 10회 이상 평가를 받은 광주 관내 법관들에게 재판 진행과 관련해 참고가 될 수 있도록 평가 결과 내용을 개별 전달한다.
하재욱 광주변호사회장은 "이번 평가 결과를 관내 각 법원장과 대법원에 제공해 법관 인사에 반영되도록 하겠다. 향후 법정에서의 재판 진행이 공정하고 친절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위 법관은 개인 가치관이나 성품에 따라 (문제가) 반복되는 경향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법관들의 법정 내 언행 등이 개선되는 효과는 확실히 있다. 대한변협도 변호사회 법관 평가 결과를 법관 인사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법원장들에게 평가 결과를 전달하는 만큼, 유·무형의 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광주변호사회는 올해까지 15년째 법관 평가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