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센터라인 보강이라는 뜻을 이루지 못한 프로야구 KT 위즈가 베테랑 외야수 김현수를 영입하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KT는 25일 김현수와 계약 기간 3년, 총액 50억원(계약금 30억원·연봉 총액 2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원 소속팀인 LG 트윈스가 우승 전력 유출을 막고자 김현수 영입에 애를 썼지만, KT는 샐러리캡에 한계가 있는 LG보다 큰 금액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구애한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

KT로서는 한숨을 돌릴 만한 영입이다.

올 시즌 내내 KT는 센터라인이 흔들리면서 고민이 컸다.

주전 유격수로 뛰던 심우준이 2024시즌을 마친 뒤 한화 이글스와 4년, 최대 50억원에 계약하고 팀을 떠났다. 공백을 막고자 베테랑 허경민을 영입했으나 유격수 자원이 아니었고, KT는 시즌 내내 확고한 주전 유격수를 찾지 못했다.

중견수 자리에도 기존 주전인 배정대가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면서 공백이 생겼다.

올해 KT는 2019년 이후 6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서지 못했는데, 센터라인이 흔들린 것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요인의 하나로 꼽혔다.

이번 FA 시장에는 센터라인을 보강할 수 있는 자원들이 나왔다. KIA 타이거즈에서 주전 유격수로 뛰며 2024시즌 통합 우승에 기여한 박찬호가 최대어로 거론됐고, LG의 중원을 지키는 베테랑 박해민도 FA로 풀렸다.

이에 KT는 이번 FA 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지갑을 열어 센터라인을 보강하고, 100억원대 계약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강백호도 눌러 앉히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번번이 고배를 들었다.

복수 구단의 러브콜을 받은 박찬호는 지난 18일 두산 베어스와 계약 기간 4년, 최대 8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박찬호를 놓친 뒤에는 강백호를 떠나보냈다.

애초 미국 진출에 무게를 뒀던 강백호는 한화의 러브콜을 받은 뒤 마음을 바꿨다. 한화는 지난 20일 강백호와 계약 기간 4년, 최대 10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KT는 박해민과의 계약에 공을 들였지만, 박해민은 LG와 계약 기간 4년, 총액 65억원에 계약했다. KT가 더 큰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해민의 선택은 LG 잔류였다.

노렸던 자원을 모두 놓친 KT는 김현수 영입에 한층 애를 썼고, 결국 계약을 성사시켰다.

LG를 비롯해 4개 구단이 영입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는데 KT가 승자가 됐다.

KT 관계자는 "김현수가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결국 지난주에 결심을 내렸고, 우리 팀에 합류하게 됐다"며 "우리 구단과 함께하게 돼 굉장히 기쁘다"고 전했다.

김현수를 영입한 KT는 강백호의 이탈로 인한 공백을 어느정도 메울 수 있게 됐다.

김현수는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군림했다. KBO리그에서 통산 22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2, 261홈런 1522타점 1256득점을 작성했다.

1988년생인 김현수는 올해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140경기 타율 0.298, 12홈런 90타점 66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806으로 건재함을 과시하며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에 힘을 더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타율 0.529(17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으로 활약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품에 안았다.

KT 관계자는 "김현수는 검증된 선수다. 아무래도 수원 KT위즈파크가 잠실구장보다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며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앞으로 3년 정도 더 활약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팀에 베테랑이 많지만, KT는 김현수의 경험과 '우승 DNA'에도 기대를 건다.

KT 관계자는 "김현수는 경험도 풍부하지만, 우승을 많이 해본 선수다. 우승 DNA가 있고, 더그아웃 리더십이 좋은 선수"라며 "단단한 팀워크를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모두서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