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KBO 세이브 1위 박영현(KT 위즈)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전 동료 강백호에 대해 "장난이 현실이 됐다. 재밌게 상대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박영현은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 시상식 후 취재진을 만나 "강백호가 적이 된다는 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강백호에게 인코스 삼진을 잡아주겠다고 장난을 치곤 했었는데 진짜 떠난다니 섭섭하기도 하다"고 속내를 전했다.
강백호는 지난 20일 한화 이글스와 4년 최대 100억원(계약금 50억원, 연봉 30억원, 옵션 2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KT를 떠났다.
이번 FA 시즌 최대어였던 강백호는 메이저리그(MLB) 진출 또는 원소속팀 KT 잔류가 예상됐다. 그러나 그의 최종 행선지는 한화였다.
일부 KT 팬들은 미국행을 고민하던 선수가 곧바로 한화에 합류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백호를 향한 섭섭함을 털어놓은 박영현은 곧바로 축하의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강백호에게 '진짜 상대하게 됐다'라고 카톡을 보냈다"며 "너무 축하할 일이다. 한화에서 잘 적응해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마운드에 올라가면 강백호와 재밌게 상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백호 이야기를 마친 박영현은 올 시즌 자신에 대한 평가도 솔직하게 전했다.
올 시즌 그는 5승 6패 3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39 기록하며 데뷔 첫 세이브상을 수상했다.
또한 개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새로 썼다.
2023년 홀드 1위, 2024년 승률 1위에 이어 2025년 세이브 1위까지 3년 연속 타이틀을 거머쥐는 의미 있는 성과도 남겼다.
하지만 박영현은 개인 성적과는 별개로 본인의 시즌을 냉정히 평가했다.
그는 "프로 생활 4년 중 가장 마음에 안 드는 시즌이었다"며 "이전 시즌엔 볼넷이 20개 정도였는데 올해는 34개인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세이브상을 받았고 안 좋은 시즌이 있으면 좋은 시즌이 있을 것"이라며 "저는 올라갈 생각밖에 없는 사람이라 내년엔 더욱 단단한 마무리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시즌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한 팀 성적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박영현은 "가을을 야구장 밖에서 보낸다는 게 너무 어색했다"며 "대표팀에 가서도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공을 던질수록 좋아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년엔 팀이 반드시 가을 야구에 갈 수 있도록 뒷문을 더욱 단단히 막을 것"이라며 "세이브상은 앞으로 계속 목표다. 팀을 가을로 보내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