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미국 출장길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9일 오전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에 진심이라면 도지사직 사퇴가 먼저"라며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도의원들은 "기어코 도지사직을 유지하려는 지금의 작태는 경기도를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도피처로 여기고, 도민을 볼모로 생각하는 비열한 수작에 불과하다"며 김 지사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날 진행된 '미국 출국 보고'와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할 뿐더러 1420만 도민 입장에선 배신감마저 든다"고 표현했다.

미국 방문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도민이 부를 땐 모른 척하더니 먼 미국까지 가서 관세 정책을 협의하겠다고 한다"며 "경기도지사라는 직위와 도 재정을 이용하고도 '빈손 귀국'이라는 초라한 모습이 떠오르니 아연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도의원들은 김 지사의 도정 운영을 "권력욕과 거듭되는 '회전문' 인사, 의회와의 불통"이라고 비판하며, "의회와 소통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도지사 자리를 '책임'이 아닌 '권세'로만 여긴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어제 공식적으로 부지사에게 정권을 일임한 만큼 본인의 이익만 챙기려 하지 말고 반드시 사퇴한 후 도전하라"며 재차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관세 외교'를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른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교체만으로는 안된다. 그 이상의 교체가 필요하다"며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